“ㄹ 발음이 잘 안 돼요.”
“천천히 하면 되는데 말하면 뭉개져요.”
“연습해도 실전에서는 그대로예요.”
—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발음이 안 된다고 오시는 분들께 천천히 한 번 소리 내보시라고 하면, 대부분 정확하게 발음하십니다. 그런데 말하기 시작하면 다시 뭉개져요. 왜 그럴까요?
못 하는 게 아니라, 명령이 틀린 겁니다
발음은 이미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말할 때 머리가 내리는 명령이에요. ‘일어났습니다’라고 발음하라고 명령이 나가야 하는데, 자꾸 ‘일어났습니다’라고 글자 그대로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면 입은 명령대로 움직일 뿐이에요.
발음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명령이 틀린 겁니다.
명령을 바꾸는 법 — 소리 나는 대로 머리에 넣기
한국어는 소리가 연결됩니다. 받침은 옆으로 넘어가 다음 글자에 붙어요. 학창 시절에 소리 나는 대로 글씨를 붙여 쓰던 것 기억나시죠? 그 느낌 그대로 머리에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는 ‘마립니다’로, ‘비밀이라고’는 ‘비미리라고’로요.
머리에 안 들어오면, 외워버리세요
이해했는데도 입이 안 따라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방법이 하나예요. 완전히 자동으로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외워버리는 것.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명령이 몸에 안 익은 것뿐입니다.
그 전에 — 발성이 먼저입니다
다만 순서가 있어요. 발성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명령을 고쳐도 소리가 안 나옵니다. 힘이 들어가 공기를 거꾸로 막고 있으면 연결이 안 되거든요. 이러서라가 발음보다 성대 울림을 먼저 잡는 이유입니다.
집에서 이렇게
- 1접속사부터 — ‘그러나 · 그런데 ·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러니까’를 연결해서
- 2‘그런데 말입니다’처럼 자주 쓰는 표현은 통째로 외우기
- 3읽을 때 소리 나는 대로 적어보고, 적은 대로 소리 내기
발음이 안 되는 게 아닙니다. 아직 명령이 안 익은 것뿐이에요. 내 명령이 어디서 틀리는지부터 아는 것 — 거기서부터 바뀝니다.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