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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고 말하라”는 말을 듣고 더 숨이 차졌다면

“말할 때 숨을 안 쉰다는 말을 들었어요.”

“숨을 코로 쉬어야 하나요, 입으로 쉬어야 하나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말하는데 오히려 답답해요.”

질문이 많을수록, 숨은 더 막힙니다.

“너는 말할 때 숨을 안 쉬어.” 이런 말을 들은 분들은 그 다음부터 숨을 신경 씁니다. 말하기 전에 크게 들이마시고, 언제 마셔야 할지 계산합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숨이 찹니다. 이상하죠. 시킨 대로 했는데 왜 더 답답할까요.

“숨을 안 쉰다”의 진짜 뜻

그 말을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숨을 안 쉬는 게 아니라, 숨 쉴 타이밍을 놓쳤다는 뜻입니다.

숨을 아예 안 쉬는 사람은 없습니다. 말을 이어가다 쉬어야 할 자리를 지나쳐 버린 겁니다. 그런데 이걸 “숨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로 알아들으면 방향이 완전히 틀어집니다.

억지로 들이마시면 오히려 안 들어갑니다

직접 해보세요. 말하기 전에 일부러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 어떤가요? 숨찬 느낌이 듭니다. 억지로 많이 마시면 오히려 깊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숨이 나가야 들어옵니다.

폐는 풍선처럼 탄성이 있습니다. 공기가 빠지지 않은 풍선에 더 불어넣으려 하면 벅찰 뿐입니다. 말할 때 필요한 만큼 숨이 들어가려면, 먼저 그만큼 나와야 합니다.

몸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아보세요. 숨을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들어오고 나갑니다. 이 정도 압력이면 들이마시고, 이 정도면 내쉬어라 — 몸에 이미 짜여 있는 겁니다.

말할 때도 똑같습니다. 할 말이 많으면 조금 더 내쉬며 말하고, 끝나면 그만큼 다시 들어옵니다. 여유가 있으면 중간에 마셔도 됩니다.

가장 쉬운 비유는 아코디언입니다. 끝까지 누를 수도 있고, 조금만 누르고 다시 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소리를 낼지에 따라 달라질 뿐 정해진 방식은 없습니다.

숨을 의식하는 것 자체가 긴장입니다

“숨 들이마셔야지, 내쉬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몸을 긴장시킵니다. 그리고 긴장하면 숨은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않습니다. 멈춰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코로 마셔야 하는지 입으로 마셔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멍이 열린 대로 공기는 알아서 들어갑니다. 들이마실 때 “스읍” 하고 소리가 난다면 오히려 그게 공기가 잘 못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복식호흡을 해야만 하나요?

일상 대화에서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숨은 가슴부터 차고 천천히 아래까지 채워집니다. 말을 길게 하다 위쪽 숨을 다 쓰고 나면 그때 아래에서 쥐어짜듯 밀게 되는데, 그게 복식입니다.

백 명 앞에서 말할 때는 에너지가 두 배는 필요하니 펌프질을 더 세게 하게 됩니다. 그뿐입니다. 복식은 의식적으로 켜는 스위치가 아니라, 에너지가 더 필요할 때 따라오는 결과입니다.

질문이 많을수록 몸은 느리게 배웁니다

이런 질문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대개 잘 따라 하는 분들입니다. 소리도 빨리 익히고, 잘 듣습니다. 다만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한 다음에 하고 싶어서입니다.

그 마음은 좋습니다. 그런데 소리는 이해한 다음에 되는 게 아니라, 먼저 되고 나서 이해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명을 하나 더 들을 때마다 새로운 생각이 하나 더 생기고, 그 생각이 몸을 굳힙니다.

머리로 이해가 안 가도, 귀로 듣고 이 소리가 맞으면 맞나 보다 — 그냥 체화해 버리는 게 가장 빠릅니다.

말하다 도망가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하나. 말끝이 흐려지고 주저앉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화 중에 “선을 넘을까 봐” 끝까지 가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선을 넘기 걱정하는 분들 대부분은 선 근처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한참 앞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일부러 오버해서, 선을 넘는다는 느낌으로 해야 겨우 선에 닿습니다.

숨도, 목소리도, 표현도 같습니다. 조작하지 말고, 의식하지 말고, 넘칠 만큼 가보세요. 그래야 딱 맞는 자리가 어디인지 알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말하기 전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게 좋지 않나요?
억지로 크게 들이마시면 오히려 숨찬 느낌이 들고 깊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앞서 말하며 내보낸 만큼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두는 편이 편안합니다. 긴 발표를 앞두고 한 번 크게 쉬는 정도는 괜찮지만, 매 문장마다 의식하면 긴장이 됩니다.

Q. 코로 쉬어야 하나요, 입으로 쉬어야 하나요?
말할 때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열린 곳으로 공기는 알아서 들어갑니다. 들이마실 때 마찰음이 크게 난다면 목이나 입이 좁아져 있다는 신호이니, 쉬는 방법보다 긴장을 먼저 보세요.

Q. 숨 쉬는 타이밍을 자꾸 놓칩니다.
타이밍을 계산하려 하기보다, 한 덩어리를 끝까지 내보내는 연습이 먼저입니다. 끝까지 내보내면 몸이 알아서 들어오게 만듭니다. 중간에 아껴 쓰면 비우지 못해 들어갈 자리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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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 · 전 대구MBC 아나운서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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