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아나운서처럼 사회 잘 보는 5가지 말하기 원칙

아나운서처럼 사회 잘 보는 5가지 말하기 원칙

결혼식, 시상식, 기업 행사, 학교 발표까지… 한 번쯤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 앞에서 ‘사회’를 맡아본 적 있으시죠? 그 순간, 말이 잘 안 나오고, 목소리는 떨리고, 머릿속은 하얘졌던 기억…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예요.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왜 나는 어색하고 긴장될까? 반면 아나운서들은 어떻게 그렇게 매끄럽게 상황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요?

전문 아나운서들은 단순히 발음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말하기 기술과 사회 진행 구조를 체계적으로 연습해온 결과입니다. 좋은 사회자는 말의 내용보다 흐름을 설계하고, 청중의 감정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해요. 흔히들 착각하는 것처럼 “웃으면서 또박또박 하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죠.

실제로 제가 언어병리 전공자로서 다수의 아나운서 준비생을 코칭하고, 방송 사회 경험이 풍부한 분들과 함께 협업하면서 발견한 공통점이 있어요. 아나운서는 진행할 때 크게 다섯 가지 말하기 원칙을 염두에 둡니다. 이건 직업 아나운서뿐 아니라, 일반 행사나 모임에서 사회를 맡은 분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원칙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나운서처럼 ‘사회’를 잘 보기 위한 다섯 가지 핵심 루틴을 함께 나눠볼게요.

1. 입을 열기 전에 ‘공감 멘트’부터 준비하세요
대부분 “여러분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죠? 좋지만 식상할 수 있어요. 아나운서는 보통, 오늘의 상황이나 청중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한 문장으로 말문을 엽니다. 예: “이 특별한 날, 이곳에 함께하신 여러분의 미소에서 설렘이 느껴집니다.” 무조건 멋지게 말하려 하지 말고,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는 게 핵심입니다.

2. ‘대본 중심’이 아니라 ‘흐름 중심’으로 준비하세요
사회자는 각본을 외우는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유연하게 다루는 조율자입니다. 흐름을 미리 그려보되, 순서 정도만 포스트잇에 적고, 세부 멘트는 짧은 문장으로 요약해둡니다. 그래야 상황이 바뀌어도 당황하지 않아요. “이제 마무리를 할 시간입니다” 같은 기본 표현은 익숙하게 익혀놓는 것도 좋아요.

3. 천천히, 짧게, 리듬감 있게 말하세요
사회 때는 긴 문장을 말할 필요 없어요.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잠시 후 키note 연사가 준비됩니다.”처럼 짧은 문장을 또박또박, 마침표 단위로 끊어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빠르면 긴장감이 전달되고, 리듬 없이 말하면 지루해요. 고급 아나운서일수록 말에는 박자감이 있어요.

4. 사람 이름과 호칭은 3회 반복 연습하세요
결혼식 주례, 시상식 수상자, 기업 행사 발표자 등 사람 이름을 잘못 말하는 일이 잦아요. 반드시 현장 전에 이름+소속+호칭을 반복해서 말로 연습하세요. “서울대학교 김수연 교수님, 준비되셨다면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이런 식이에요. 이건 실수가 생겼을 때 가장 신뢰를 잃기 쉬운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 민감하게 다뤄야 합니다.

5. 비언어는 무대의 절반입니다
말뿐 아니라 ‘표정, 손동작, 시선’까지 사회자의 메시지에 포함됩니다. 말은 멀쩡한데 눈동자가 앞사람 머리카락에 꽂혀 있거나, 손이 허리 뒤에 숨어있다면 메시지의 파워가 반감돼요. 말할 때는 가슴을 펴고 손은 아래로 자연스럽게, 눈은 멀리 객석 반응을 살피며 전달하세요. 연습할 땐 꼭 셀프 영상 촬영이 필요합니다.

이 다섯 가지 루틴은 비단 아나운서 지망생뿐 아니라, 초등학교 학예회부터 기업 CEO까지 모두가 적용할 수 있는 ‘사회력’을 키우는 기본 공식이에요. 누군가 앞에 선다는 건 단순히 말하는 일이 아니라, 분위기를 리드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지금껏 사회를 맡게 됐을 때 괜히 걱정되고 부담스러우셨다면, 이제부터는 아나운서의 훈련법에서 해답을 찾아보세요. 말은 기술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그리고 그 훈련은 따뜻하고 체계적으로 할수록 잘 자랍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더 깊이 있는 개인 코칭이나 온라인 클래스 소식은 ‘스피치 코치 이러서라’ 공식 홈페이지(https://eruseora.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당신의 목소리도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다른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