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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줘서 또렷하게 말할수록 목소리가 더 갈라진다면

첫 마디만 꺼내면 목소리가 갈라져요.

분명 아까는 됐는데, 다음 문장에서 또 무너져요.

힘줘서 또렷하게 말하려는데 오히려 더 갈라져요.

—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류

분명 아까는 됐는데, 왜 또 갈라질까

좋은 소리가 나오는 자리가 있고, 안 나오는 자리가 있습니다. 문제는 한 번 됐다가도 문장을 이어 가다 보면 다시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나왔던 소리가 사라지고, 다음 첫소리에서 또 갈라집니다.

많은 분이 이걸 ‘발음이 부정확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힘을 줍니다. 그런데 힘을 줄수록 오히려 공기가 더 많이 새어 나가고, 소리는 더 갈라집니다.

첫소리가 무너지는 진짜 이유

원인은 혀가 아니라 성대입니다. 성대가 다음에 올 소리를 미리 예측하고, 그 소리를 향해 먼저 긴장해 버립니다. 이걸 이러서라에서는 성대가 다음 소리를 미리 ‘마중’ 나간다고 부릅니다.

마중을 나가면 정작 지금 내야 할 첫소리는 준비가 안 된 채로 터집니다. 그래서 첫소리부터 갈라지고, 바람 새는 허스키한 소리가 됩니다. 소리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조급함이 오히려 소리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힘’이 아니라 ‘흐름’입니다

교정의 방향은 반대입니다. 더 세게, 더 또렷하게가 아니라 울림을 끊지 않고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음(音)의 높이는 똑같이 두고, 새어 나가는 공기만 줄인다고 생각하면 소리가 훨씬 안정됩니다.

STEP 1
어깨와 목을 풀고, ‘음—’ 하고 콧소리로 울림을 먼저 켠다
STEP 2
그 울림을 유지한 채로 첫 글자를 살짝 얹는다 (시작점만 잡기)
STEP 3
첫소리에서 멈추지 말고, 열린 소리로 문장 끝까지 연결한다
STEP 4
갈라진 소리가 나오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다시 울림을 찾아 그 자리로 돌아온다

그냥 읽지 마세요

가장 흔한 실수는 목표 문장을 그냥 쭉 읽어 내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된 소리를 모르고 지나칩니다. 안 나온 소리를 그냥 넘어가면, 그 자리는 계속 안 되는 자리로 남습니다.

  1. 1한 문장을 그냥 읽지 말고 ‘좋은 소리가 몇 번 나왔나’ 세면서 읽는다
  2. 2안 나온 곳은 표시하고, 그 부분만 다시 발성으로 채운다
  3. 350번에 한 번 → 2~3번에 한 번, 좋은 소리가 나오는 ‘빈도’를 올린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습니다. 목표는 완벽이 아니라 좋은 소리가 ‘나오는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냥 쭉 읽는 건 의미가 없어요. 좋은 소리가 몇 번이나 한 번에 나오는지,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세요.

오늘 안 됐다고 무너지지 마세요

좋은 소리가 나오는 그 ‘존(zone)’의 감각을 계속 살리는 것 — 그게 연습의 전부입니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도, 몸이 아파도, 좋은 소리와 아닌 소리를 구분해서 들을 수만 있으면 연습은 됩니다. 매일 그 감각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결국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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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 · 전 대구MBC 아나운서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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