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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세요”를 들었을 때 제대로 뺐는지 확인하는 법

“힘을 뺐는지 아닌지 제가 모르겠어요.”

“괜찮은 것 같은데 녹음을 들으면 이상해요.”

“세게 하려고 하면 소리가 뒤집힙니다.”

혼자 연습할 때 가장 필요한 건 판단 기준 하나입니다.

“힘 빼세요”라는 말을 듣고 나면 다음 문제가 생깁니다. 뺐는지 안 뺐는지를 내가 모릅니다. 느낌은 애매하고, 녹음을 들어도 뭐가 문제인지 안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준을 하나로 줍니다.

계속 소리를 낼 수 있는가

계속 낼 수 있으면 힘을 푼 겁니다. 계속 낼 수 없으면 힘을 주고 있는 겁니다.

어떤 소리를 내다가 그 상태로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 보세요. 이어진다면 그 자리는 풀려 있는 겁니다. 거기서 끊긴다면 그 자리에서 뭔가를 누르고 있는 겁니다.

원인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위치만 찾으면 됩니다. 그 자리만 다시 하면 됩니다.

문장 끝에서도 똑같이 확인됩니다. 말끝을 힘으로 눌러 닫는 분들이 많은데, 끝은 그냥 사라지면 됩니다. 거기서 소리를 내려고 하지 말고, 입만 벌린 채 공기를 보내고 끝내면 됩니다.

힘은 글자마다 줄어들어야 합니다

한 단어 안에서도 힘이 일정하면 말이 무거워집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첫 글자보다 두 번째가 더 빠지고, 두 번째보다 세 번째가 더 빠집니다.

“가만 보면”이라면 첫소리에서 울림을 한 번 만들고, 나머지는 빠져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중간 글자에서 다시 힘을 줍니다. 그러면 그 자리마다 걸립니다.

듣는 사람에게는 이게 울림은 줄어드는데 공기는 계속 흘러가는 느낌으로 들립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말입니다.

종을 치듯이 — 공기가 있어야 진동이 생깁니다

그럼 첫소리는 어떻게 만들까요. 종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공기가 충분해야 진동이 크게 일어나고, 그 진동이 잦아들면서 뒤가 편하게 따라옵니다.

반대로 공기를 안 쓰면 어떻게 될까요. 진동이 저절로 생기지 않으니 힘으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첫 글자부터 누르게 되고, 그 상태로는 뒤가 빠질 수가 없습니다.

세게 하려고 하면 소리가 뒤집힙니다

소리가 약하다고 느끼면 대부분 더 세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뒤집힙니다. 갈라지거나 튀는 소리가 납니다.

막힌 관을 생각해 보세요. 물이 흐르지 않는 관에 수도를 확 틀면 어떻게 될까요. 한 지점에서만 왈칵 터지고 끝납니다. 뒤집히는 소리가 정확히 이겁니다.

먼저 흘려보내세요. 흘러가는 관에 물을 세게 틀면 그때는 세게 흘러갑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힘을 다 풀고 흘려보내는 게 먼저, 그게 되고 나서 공기를 더 보내는 게 다음입니다. 반대로 하면 매번 같은 자리에서 터집니다.

그리고 시작할 때 무심코 한 번 툭 찍는 습관이 있는지 보세요. 그 찍기 하나 때문에 뒤가 전부 뒤집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찍지 않고 바로 올라가면 좋은 소리가 그냥 나옵니다.

음을 올릴 때는 공기가 더 필요합니다

높은 음이 잘 안 올라간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음이 올라가면 성대가 뒤로 늘어나면서 공간이 커집니다. 그만큼 공기가 더 올라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때 앞쪽에 힘을 주면, 공기가 못 올라오게 막으면서 동시에 올리려고 하는 셈이 됩니다. 두 힘이 서로를 상쇄합니다. 그래서 힘만 잔뜩 들고 소리는 안 나옵니다.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급하게 툭 떨어뜨리면 그 자리에서 또 힘이 들어갑니다. 너무 내려가면 소리가 아예 잠깁니다.

소리 나는 대로 적어보세요

마지막으로 혼자 할 수 있는 연습 하나. 읽을 글을 소리 나는 대로 바꿔 적어보는 것입니다.

글자를 그대로 보면 한눈에 안 들어옵니다. 그리고 받침 글자가 보이는 순간 거기에 힘을 주기 딱 좋습니다. 소리 나는 대로 적어두면 그 유인이 사라집니다.

적다 보면 내가 몰랐던 자리도 드러납니다. 읽기만 할 때는 대충 넘어가지는 부분이, 적으려고 하면 멈춰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리를 계속 내보라는 게 무조건 길게 끌라는 뜻인가요?
길이를 늘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확인이 목적입니다. 그 상태로 이어갈 수 있는지만 보면 됩니다. 이어진다면 풀린 것이고, 끊긴다면 그 자리를 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Q. 힘을 빼면 소리가 작아지는데 괜찮나요?
처음에는 작아집니다. 그 상태로 흐름부터 만드는 게 먼저입니다. 흐름이 생긴 뒤에 공기를 더 보내면 크기는 따라옵니다. 순서를 바꾸면 소리가 뒤집힙니다.

Q. 뒤집히는 소리가 뭔가요?
갈라지거나 한 지점에서 툭 튀어나오는 소리입니다. 대개 길이 막힌 상태에서 세게 밀 때 납니다.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통로가 막혀 있어서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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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 · 전 대구MBC 아나운서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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