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할 땐 되는데 글을 보면 또 안 돼요.”
“첫소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게 맞는 소린지 제가 판단이 안 돼요.”
—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소리만 낼 때는 잘 되는데, 글자를 보고 읽으면 다시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소리를 내는데 결과가 다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글자가 발음을 끌어당기기 때문입니다.
받침을 “본다”는 것
“구름”이라는 글자를 봅니다. 그 순간 눈에 ㅁ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소리가 그 자리로 갑니다.
미음을 보는 순간 글자로 가버리시거든요.
받침을 하나의 독립된 소리로 만들어 버리면 그 자리에서 말이 끊깁니다. 앞 글자와 연결되지 않고, 울림도 거기서 멈춥니다.
그래서 이런 연습이 필요합니다. ㅁ이 들어 있는 글자를 보면서, ㅁ이 없다고 느끼는 것. 글자는 보되 글자를 따라가지 않는 훈련입니다.
그리고 넘어갔다는 걸 알아차리면 다시 잡아서 천천히 하면 됩니다. 한 번에 고쳐지지 않습니다.
“첫소리를 못 잡겠어요”
어느 단계가 되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시켜서 하면 되는데, 혼자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이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아직 판별하는 감이 미세해서입니다. 맞는지 아닌지 스스로 확신이 안 서는 단계입니다.
이때 가장 좋은 교재는 새로운 연습이 아닙니다. 자기 수업 영상입니다.
내 감이 되게 미세하잖아요. 그러니까 맞나 아닌가 이러는데, 내 목소리는 내가 그래도 좀 잘 알아듣거든요.
“좋아요”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영상을 다시 볼 때 무엇을 들어야 할까요. 코치의 반응입니다. 그런데 그 반응에도 층이 있습니다.
진짜 좋아서 좋다고 할 때가 있고, 조금 안 좋은데 그냥 넘어가야 돼서 “아 네” 하고 넘어갈 때가 있어요.
그래서 들으면서 “이건 찐 반응인데” 싶은 지점을 골라내야 합니다. 그 순간 내가 어떻게 소리를 냈는지, 거기만 반복해서 듣습니다.
본인도 압니다. 하면서 “어, 이거 진짜 잘 됐는데” 싶은 소리가 있습니다. 그걸 중심으로 들으면 됩니다.
잘한 나를 선생으로 삼으세요
정리하면 자기 영상을 이렇게 씁니다.
그게 감이거든요. 그걸 계속 키워 오시는 거예요.
그리고 숙제의 정의도 달라집니다. 무작정 반복이 아닙니다.
안 됐다고 지적받은 발음은 수업 끝나고 바로 해도 또 안 됩니다. 그걸 되게 만들어서 오는 것 — 그게 연습입니다.
뻥 뚫린 소리를 알아야 합니다
그럼 무엇을 기준으로 “잘 됐다”를 판단할까요. 감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성대가 일정하게 울리면 소리가 증폭됩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납니다. 반대로 비슷해 보여도 뭔가 힘들고, 소리가 잘 안 나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되게 미세조절이라고 보시면 되고, 잘 됐을 때의 느낌을 계속 찾아서 내 안에 쌓으려고 해보세요.
열렸다/닫혔다, 공기가 통과된다/아니다. 이 미세한 차이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혼자서도 연습이 됩니다.
결국 발음 교정은 입을 훈련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귀를 훈련하는 일입니다. 판별이 되어야 교정이 됩니다.
전 대구MBC 아나운서. 연세대 언어병리학 석사.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