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을 올리면 제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아요.”
“높게 말하면 어색하다는 말을 들어요.”
“뭐가 문제인지 저도 설명을 못 하겠어요.”
—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밝게 말해야 하는 자리에서 톤을 올립니다. 그런데 녹음을 들어보면 이상합니다. 내 목소리 같지 않고, 어딘가 인위적으로 들립니다.
톤을 올린 게 잘못이 아닙니다. 올린 방향이 문제입니다.
앞으로 올리면 다른 사람이 됩니다
음을 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뒤쪽 공간을 열어서 올리는 것과, 앞쪽을 조여서 올리는 것.
평소에 낮은 톤으로 지내다가 갑자기 올리려고 하면 뒤로 올리는 게 어색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올라가 버립니다.
뒤로 올라가야 그게 “내”가 되지, 앞으로 가면 완전 다른 캐릭터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리가 “뜹니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처럼 들리고, 듣는 사람과 거리감이 생깁니다.
예쁜 목소리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때 나오는 소리가 꼭 나쁜 소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듣기에 예쁘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준이 다릅니다.
예쁜 목소리가 아니라, “내가 아니라”는 얘기죠.
말을 들었을 때 “아, 저 사람이 말하고 있구나”가 아니라 “저 사람이네”로 느껴져야 합니다. 톤이 뜨는 순간 그 자연스러움이 깨집니다.
상상한 목소리에 갇히지 마세요
특정 상황에서 “이럴 땐 이런 목소리여야지” 하고 미리 정해두는 분들이 있습니다. 밝은 자리에선 밝게, 진지한 자리에선 낮게.
그 상상 자체가 발성을 고정시킵니다. 필요하다면 조금 다르게 낼 수는 있지만, 완전히 앞쪽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늘 뒤로 돌아오려는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속삭이면 안 들린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습니다. 조용히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성을 아예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성대가 어느 정도 울려야 소리가 전달될지 감을 갖고 있어야 하고, 속삭이면 다 잡음 처리된다는 걸 알고 있어야 돼요.
조용히 말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선택해야 합니다. 그 감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큽니다.
혼란스러울 땐 두 개로 줄이세요
발성을 신경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상태가 옵니다. “뭐가 문제인지 나도 모르겠다.” 지적받은 게 많아서 다 뒤엉킨 상태입니다.
이럴 때는 항목을 늘리면 안 됩니다. 줄여야 합니다. 대개 두 개면 충분합니다.
- 1고음이 필요한 순간 앞쪽으로 도망간다 — 뒤로 올려서 내 목소리를 유지합니다.
- 2ㅅ·ㅈ·ㅊ이 나오면 발성을 놓는다 — 특히 ㅣ와 겹치면 소리가 통째로 잡음이 됩니다.
나머지는 일단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범위를 좁히는 것이 이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처치입니다. 두 개가 정리되면 나머지는 대부분 따라옵니다.
전 대구MBC 아나운서. 연세대 언어병리학 석사.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