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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발음이 새는 진짜 이유, 혀 위치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자꾸 되물어요.”

“시옷만 들어가면 바람 소리가 나요.”

“발음이 샌다는 말을 들었어요.”

— ㅅ발음 고민으로 저를 찾아온 분들이 실제로 하는 말입니다.

저는 배우와 아나운서의 발음을 코칭하는 이러서라 김설아입니다. 이 글에서 아마 처음 듣는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해요. ㅅ발음은 혀를 고쳐서 좋아지는 발음이 아닙니다.

“발음이 샌다”는 게 무슨 뜻일까

ㅅ은 좁은 틈으로 공기를 내보내며 소리를 만드는 마찰음이에요. 이 마찰이 제 길이 아닌 곳에서 일어나면 소리가 샙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서 마찰되면 영어 th 같은 소리가 되고, 혀 양옆으로 공기가 빠지면 쓸리는 바람 소리가 돼요.

여기까지는 인터넷 어디에나 있는 설명이에요. 그래서 다들 혀 위치를 고치라고 하죠. 올려라, 내려라, 잇몸에 붙여라. 그런데요.

진짜 원인 — 순서가 틀렸다

10년 넘게 배우들의 ㅅ발음을 고치면서 확인한 사실이 있습니다. 혀 위치를 아무리 고쳐도, 공기 길을 아무리 연습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분들의 공통점은 혀가 아니라 목소리 자체에 있었습니다.

공기가 나가는 길,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순서가 있어요. ㅅ발음이 무너지는 뿌리는 성대의 울림이에요. 성대가 긴장해서 울림이 끊긴 상태에서는, 길을 아무리 닦아도 그 위로 지나갈 소리 자체가 없습니다.

울림이 먼저, 길은 그 다음.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공기 보내는 것에 집중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울림이라는 바탕을 깔고, 그 위에 길을 냅니다. ㅈ, ㅊ, ㄹ이 안 되는 분들도 전부 같은 뿌리입니다.

자가진단 — 내 ㅅ은 어떤 상태인가

  1. 1손바닥을 입 앞에 대고 “스———” 길게. 공기가 가운데로 모이나요, 옆으로 퍼지나요?
  2. 2첫 모음을 바꿔가며 천천히: 사람 · 서로 · 소개 · 수건 · 세계 · 시간 · 스승. 특정 모음에서만 새나요?
  3. 3녹음해서 들어보세요. ㅅ이 바람 소리에 묻히면서 목소리 전체가 작고 눌려 있다면, 혀 문제가 아니라 울림 문제입니다.
특히 ‘시·스’처럼 입이 좁아지는 소리에서 무너진다면 울림부터 봐야 합니다.

교정 3단계 — 왜 ㅅ 연습이 아니라 “가기구게고”인가

제 수업에서 ㅅ발음이 안 되는 분에게 제일 먼저 시키는 건 ㅅ 연습이 아닙니다. 엉뚱해 보이지만, 이 순서가 핵심입니다.

STEP 1
울림 되찾기 — 하품하듯 목을 열고, 낮고 편한 소리로 가~ 기~ 구~ 게~ 고~. 긴장으로 눌려 있던 성대의 울림을 먼저 깨웁니다.
STEP 2
울림 위에 ㅅ 얹기 — 가~ 고~ 하던 목 상태 그대로, 소리의 진동을 느끼면서 힘을 빼고 “사~람”. 울림이 끊기면 다시 1단계로 돌아왔다가 얹습니다.
STEP 3
단어에서 문장으로 — 사람 → 서로 → 소개 → 수건 → 세계 → 시간 → 스승, 그다음 문장으로. “사람들이 서로 소개를 했다.” “수건 세 개를 서랍에 넣었다.” “시간 맞춰 스승을 만났다.”

울림이 살아난 다음에는 공기가 나가는 길도 정리해 주면 좋습니다. 빨대를 물고 “스———”, 양옆으로 흩어지던 공기를 한 길로 모아주는 보조 연습이에요. 단, 순서를 기억하세요. 울림 먼저, 길은 그 다음.

자주 묻는 질문

Q. ㅅ발음, 혀가 짧아서 안 되는 건가요?
대부분 아닙니다. 혀 길이의 문제는 생각보다 드물고, 성인도 교정됩니다.

Q. ㅅ발음 고치러 갔는데 왜 “가기구게고”를 시키나요?
이러서라의 교정 순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ㅅ 같은 소리는 성대 울림이 끊긴 상태에서는 어떤 요령으로도 살아나지 않아서, 발음 이전에 울림부터 회복시킵니다. ㅅ·ㅈ·ㅊ·ㄹ이 같이 안 되는 분이 많은 것도 뿌리가 하나(울림)이기 때문입니다.

Q. 교정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ㅅ발음의 방법을 아는 데까지는 3개월에서 6개월, 방법을 알고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을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소리는 3개월이 지나면 신경 써서 내실 수 있을 거예요.

Q. 혼자 연습해도 고쳐지나요?
울림을 깨우는 1단계는 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울림이 살았는지”를 자기 귀로 판단하기가 어려워서, 그 순간을 짚어주는 코치가 있으면 훨씬 빠릅니다.

Q. 병원(언어치료)과 발음 코칭, 어디로 가야 하나요?
설소대 등 구조적 문제가 의심되면 의료기관 진단이 먼저입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새는 경우 — 그게 코칭의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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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 · 전 대구MBC 아나운서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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