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자꾸 안으로 먹어요.”
“말끝이 갈라지고 안 들린대요.”
“정확히 하려고 입을 더 크게 벌리게 돼요.”
—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말끝이 잠기고 갈라진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반대로 대응합니다. 끝까지 또박또박 소리를 내려고 힘을 줍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답답해집니다.
원인이 정반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소리를 덜 낸 게 아니라, 끝에서 소리를 붙잡고 있는 것입니다.
소리를 멈춘 게 아니라 공기가 줄어야 합니다
말끝에서 소리가 작아지는 건 정상입니다. 다만 작아지는 방식이 둘로 갈립니다.
- 1성대를 잡아서 멈춘다 — 소리가 툭 끊기고, 먹먹하거나 갈라집니다.
- 2공기가 줄어서 사라진다 — 소리가 자연스럽게 옅어집니다.
성대를 잡아서 소리를 멈춘 게 아니라, 그냥 공기가 줄어서 소리가 줄어든 것.
그래서 “음이 떨어진다”는 표현도 정확히 하면 이렇습니다. 음이 내려간 게 아니라 공기 양이 준 것. 발성 자리는 그대로 있고 공기만 줄어드는 겁니다.
마지막은 안 들려도 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불안해합니다. 끝이 안 들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마지막은 소리가 안 들리는 게 당연한 거예요. 사라지도록 그냥 냅둬야 됩니다.
끝을 들리게 하려고 힘을 주는 순간, 소리는 앞쪽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앞쪽으로 떨어진 소리가 바로 우리가 “갈라진다”고 느끼는 그 소리입니다.
억지로 울림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그 길을 유지한 채로 이완하면 됩니다.
열어놨으면 그만큼 보내야 합니다
하품하듯 성대를 여는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절반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열기만 하고 공기를 안 보냅니다.
억지로 하품으로 성대를 열어 놨으니까, 공기를 그만큼 보내 줘야만 소리가 제대로 울릴 수 있어요.
공간을 넓혀 놓고 공기를 적게 보내면 소리가 안 납니다. 그래서 이 연습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첫소리를 조심스럽게 올리지 말고 한 번에 보내는 편이 좋습니다.
자음은 터치, 발성은 한 자리
발음을 정확히 하려고 하면 혀가 닿는 자리에 힘이 실립니다. 그러면 그 힘이 발성까지 끌고 가버립니다.
어떤 모음이 와도, 어떤 자음이 와도 똑같아요. 조음점만 바뀌는 거고, 발성은 다 여기서 냅니다.
특히 ㅅ, ㅈ, ㅊ 계열이 위험합니다. 공기가 앞으로 새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때 필요한 건 정확한 마찰이 아니라 공기를 앞으로 보내지 않고 발성을 유지하겠다는 각오입니다.
ㄴ은 열심히 할수록 나빠집니다
의외의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ㄴ 받침입니다.
ㄴ을 정확히 발음하려고 하면 혀가 긴장합니다. 그 긴장이 성대까지 번져서 소리가 이상해집니다. 결과적으로 ㄴ이 ㅇ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니은 발음을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공기가 통과되어 이완되면서 사라지는 소리라고 생각하세요.
같은 이유로 ㅁ 받침도 닫으면서 힘을 주면 안 됩니다. 닫고, 통과시키고, 울리면 됩니다.
“공부하자”가 아니라 “공부아자”처럼
ㅎ은 연결을 만드는 소리입니다. “공부 하자”처럼 ㅎ에 힘을 주면 그 자리에서 끊깁니다.
호흡으로 이어가면 ㅎ은 거의 탈락한 것처럼 들립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말입니다. 결국 ㅎ은 소리가 아니라 공기 통과입니다.
그래도 발음은 다 들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균형이 있습니다. 발성을 지키는 데 몰두하다 보면 발음이 뭉개집니다. 입이 거의 안 움직이게 됩니다.
발성을 유지하려다 발음을 포기하시는 느낌. 들리긴 들려야 돼요. 발음을 다 해야 돼요.
“자음은 점”이라는 말은 자음을 버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주 짧게 긴장하고 바로 이완하되, 발성의 길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 그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합니다.
전 대구MBC 아나운서. 연세대 언어병리학 석사.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