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걸 하나도 못 꺼냈어요.”
“머리가 하얘져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목소리가 떨려서 자신 없어 보였대요.”
— 면접을 보고 온 분들이 실제로 하는 말입니다.
저는 이러서라 김설아입니다. 아나운서 시험, 배우 오디션, 취업 면접까지 코칭해 왔어요. 면접장에서 열심히 준비한 걸 펼쳐 내지 못하면 그것만큼 아쉬운 일이 없습니다. 그 아쉬움을 줄이는 두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면접이 두려운 진짜 이유 — 정상이 안 보여서
저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요. 산에 올라 바위에 앉았을 때도 “올라는 왔는데 못 내려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계속 겁이 났습니다. 면접도 똑같아요. 내려올 수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어떤 질문도 크게 두렵지 않습니다.
답변을 시작하는 건 산을 오르는 과정과 같아요. 정상은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이고, 답을 하고 나면 다시 내려오면 됩니다. 그런데 답변이 자꾸 엉뚱한 산으로 올라가면 그때 두려움이 커져요. 다시 못 내려올 것 같거든요.
면접이 두려운 건 질문의 정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질문은 결국 ‘나’를 묻습니다
질문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걸 묻습니다. 핵심어만 잡으면 돼요.
- 1“꿈이 뭔가요” / “앞으로의 계획은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 / “들어오면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요” → 전부 나의 미래를 묻는 질문. 같은 답을 해도 괜찮습니다
- 2“마음에 들지 않는 선배가 있다면” /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았을 때” / “어린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요” → 전부 나의 성격을 묻는 질문
- 3“즐겨 보는 유튜브는요” / “인상 깊게 본 책이나 영화는요” → 여유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즉 취미를 묻는 질문
2. 목소리가 떨리는 진짜 이유 — 시작 톤이 떠서
여기서부터가 다른 곳에서 잘 안 알려주는 부분이에요. 긴장하면 나도 모르게 톤이 위로 올라갑니다. 그 높아진 상태에서 끝까지 말하면 소리가 계속 떠 있게 돼요. 그게 듣는 사람에게는 떨리고 자신 없는 목소리로 들립니다.
긴장은 실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긴장만 풀어도 훨씬 편하게 소리가 나와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긴장을 푸는 시작 톤
3. 곤란한 질문 — 문제를 문제로 받지 마세요
면접에서는 일부러 문제 상황을 던져 놓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봅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건, 문제 상황을 그대로 문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에요.
“집이 굉장히 먼데 다닐 수 있겠어요?”라고 물으면, “1시간 넘게 걸리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하고 걱정하듯 답하면 안 됩니다. 대신 재치있게 넘기세요. “저는 어디든 열심히 다니는 사람이라 거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처럼요. 곤란한 질문에 감정을 실어 무너지면,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 진솔함이 이깁니다
면접관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을 봅니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지루할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 정직하고 진실되게 자기를 보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호감이 갑니다. 감추기보다 진솔하게 다가가는 편이 면접에서는 더 강한 무기예요.
자주 묻는 질문
Q. 발음이 나빠서 면접에서 불리할까요?
발음 하나하나를 다 뜯어 듣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사람들은 대개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는가”를 들으려고 합니다. 다만 소리가 떠 있거나 웅얼거리면 내용 전달 자체가 안 되니,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Q. 답변을 다 외워 가야 하나요?
외우되 외운 티가 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모든 질문이 ‘나’를 묻는다는 걸 알면, 답을 통째로 외우지 않아도 핵심어만 잡고 풀어낼 수 있어요.
Q. 긴장을 아예 없앨 수는 없나요?
없앨 필요 없습니다. 떨림은 자연스러워요. 다만 긴장이 톤을 밀어 올리지 않게, 시작 톤을 낮게 잡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