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발음이 샌다는 말을 들었다면 글자에 적힌 대로 발음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ㅅ 발음이 샌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또박또박 읽었는데 어색하다고 합니다.”

“어떤 단어는 읽을 때마다 다르게 나와요.”

— 발음을 지적받은 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입니다.

“발음이 샌다”, “ㅅ 소리가 약하다” 같은 말을 들으면 대부분 혀를 의심합니다. 혀 위치를 바꿔보고, 더 세게 내보고, 거울을 봅니다.

그런데 수업에서 들어보면 원인이 다른 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자에 적힌 대로 발음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루엣’은 [씰루엣]입니다.
글자는 ㅅ, 소리는 ㅆ입니다.

외래어의 ㅅ는 대부분 ㅆ로 납니다

한국어 표기 규정에는 외래어를 적을 때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ㅆ로 소리 나는 말도 ㅅ로 적습니다.

‘실루엣’은 [씰루엣], ‘사이드’는 [싸이드], ‘세미’는 [쎄미] 로 발음합니다. 글자대로 ㅅ로 내면 소리가 약해지고, 그게 “샌다”는 인상으로 돌아옵니다.

“ㅅ 발음이 안 된다”는 피드백의 실체가 이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혀가 잘못된 게 아니라, ㅆ로 내야 할 자리를 ㅅ로 내고 있는 것입니다.

ㅆ는 혀가 아니라 성대의 일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ㅆ를 정확하게 내는 것은 성대 긴장의 문제입니다. 혀 위치를 아무리 조정해도 성대가 느슨하면 ㅆ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음 교정과 발성 작업이 같은 축에 놓입니다. ㅆ·ㄲ·ㅃ 같은 된소리가 전반적으로 약한 분들은 대개 성대를 조이는 쪽이 아니라 필요한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모으는 힘이 부족합니다.

반대로 전체를 조여서 내면 목이 아프고 금방 지칩니다. 된소리는 그 음절에서만 모였다가 바로 풀려야 합니다.

아나운서 발음교정·발성연습을 동시에 끝내는 연습법

경음화도 같은 함정입니다

받침 뒤에서 자동으로 된소리가 되는 자리가 있습니다. ‘흡습성’은 [흡씁썽], ‘늦잠’은 [늦짬], ‘출발할게요’는 [출발할께요] 입니다.

이걸 글자대로 또박또박 내면 오히려 틀린 발음이 됩니다.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이 반대 결과를 만듭니다.

글자를 보지 말고 내가 아는 소리를 믿으세요. 대화할 때는 대부분 맞게 발음합니다. 글자를 보면서 읽을 때만 틀립니다. 시선이 표기에 가 있는 순간 오류가 들어옵니다.

반대로, 과하게 발음하는 함정도 있습니다

표기의 함정은 양방향입니다. 덜 내는 쪽이 있고, 더 내는 쪽도 있습니다.

이중모음이 그렇습니다. 표기에는 이중모음인데 실제로는 단모음으로 나는 자리가 많습니다. ‘주스’를 [쥬스] 로 굴리거나, ‘외’를 두 소리로 벌리면 어색해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규칙이 100%는 아닙니다. 저도 “쓰지 않는다”고 정리해놓고 막상 제가 쓰고 있는 걸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웬만하면 안 쓴다고 알고 있는 쪽이 결과가 낫습니다. 쓸 자리는 저절로 나오는데, 안 쓸 자리를 쓰면 반드시 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읽을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단어가 있다면

발음이 두 가지로 가능한 자리도 있습니다. 끊어서 읽어도 되고 이어서 읽어도 되는 자리요. 그럴 때 제가 드리는 말은 이렇습니다.

어느 쪽이든 괜찮습니다. 다만 하나로 정해 놓으세요. 편한 쪽을 고르시면 됩니다. 말 속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 직접 해보고 고르세요.

정하지 않은 상태 자체가
소리를 막습니다.

정해두지 않으면 그 단어가 올 때마다 헷갈립니다. 그 미세한 망설임이 소리를 멈추게 합니다. “그 단어에서 소리가 안 나온다” 고 느끼는 경우, 발음 능력보다 이 미결 상태가 원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받침은 길게, 그런데 모음을 늘리는 게 아닙니다

ㄴ·ㅁ·ㅇ 받침이 약하면 말이 뚝뚝 끊어져 들립니다. 그래서 “받침을 충분히 울리세요”라고 하면 거의 모든 분이 같은 실수를 합니다.

모음을 늘립니다. “진짜”를 “진~짜”로요. 늘려야 하는 건 모음이 아니라 비음 받침 자체입니다. ㄴ에서 코로 소리가 지나가는 그 구간이요.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면’ 같은 어미에서 ㅁ만 길게 끌고 ㄴ으로 넘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한 음소에 시간이 몰리면 그 역시 끊어져 들립니다. 받침 안에서의 시간 배분이 문제입니다.

1초 만에 따라하는 아나운서 발성·발음 연습

집에서 하는 확인 — 네 단계

STEP 1
외래어가 섞인 문장을 평소대로 읽고 녹음한다
STEP 2
ㅅ로 적힌 자리를 ㅆ로 바꿔서 다시 읽고 녹음한다
STEP 3
두 녹음을 이어서 듣는다 — 두 번째가 또렷하면 표기를 따라가고 있던 것이다
STEP 4
같은 문장을 글자를 보지 않고 외워서 말해본다

네 번째가 핵심입니다. 글자를 안 보고 말할 때 더 정확하다면, 문제는 발음 능력이 아니라 읽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단어마다 강조하지 마세요. 글자의 특성에 따라 하나씩 누르면 누를 것이 너무 많아집니다. 흐름 안에서 중요한 단어에만 악센트가 들어가야 합니다. 발음에 집중하다 보면 이 분배가 제일 먼저 무너집니다.

같은 증상, 다른 원인

“발음이 안 좋다”는 같은 말에 원인이 갈립니다.

① 표기를 따라가서 덜 내는 경우 — 외래어 ㅅ, 경음화 자리. 가장 흔합니다.
② 표기를 따라가서 과하게 내는 경우 — 이중모음을 굴립니다.
③ 비음 받침이 약하거나 배분이 틀린 경우 — 말이 끊어져 들립니다.
④ 성대 긴장이 받쳐주지 않는 경우 — 된소리 전반이 약합니다. 발음 연습으로는 안 바뀝니다.

①②③은 지식의 문제이고 ④는 발성의 문제입니다. 네 가지가 본인 귀에는 똑같이 “발음이 이상하다”로 들리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혀 위치를 고치는 연습이 답인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친 분의 기록

목소리가 작아 대화조차 조심스러웠던 분이 있었습니다. 생각은 또렷한데 말이 시작되는 순간 성대가 흔들리고, 받침에서 소리가 끊어졌습니다. ㅂ·ㅅ·ㄱ 받침에서 호흡이 막혀 말이 뚝뚝 끊어졌습니다.

크게 말하려고 목에 힘을 주면 오히려 더 작고 갈라집니다. 발음 문제가 아니라 소리를 유지하는 힘의 문제였습니다. 하품 발성으로 받침을 익히고, 성대 진동을 끊지 않고 잇는 훈련을 했습니다. 받침은 세게 내는 대신 옆으로 흘려 부드럽게 넘겼습니다.

6회차를 지나 변화가 왔습니다. “예전엔 말하면 힘들었는데 지금은 소리가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창피했던 목소리가 무기가 되기까지 — 10주의 기록

자주 묻는 질문

Q. 외래어를 된소리로 발음하면 틀린 거 아닌가요?
표기 규정과 발음은 다른 영역입니다. 적을 때는 ㅅ로 적는 것이 맞고, 말할 때는 ㅆ로 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표기 규정이 “이렇게 소리 내라”고 정한 게 아니라 “이렇게 적자”고 정한 것입니다.

Q. 된소리를 내려면 목에 힘을 줘야 하나요?
전체를 조이면 안 됩니다. 그러면 금방 지치고 소리가 갈라집니다. 된소리는 그 음절에서만 순간적으로 모였다가 바로 풀립니다. 힘의 양이 아니라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혼자 하기 어려운 조절이라 녹음해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 발음 연습을 얼마나 해야 달라지나요?
위 ①②③처럼 아는 것이 바뀌면 그날 바로 달라집니다. ④처럼 발성이 원인이면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먼저 어느 쪽인지 가리는 게 연습량보다 중요합니다. 혀 위치를 몇 달 연습했는데 그대로라면, 원인이 다른 쪽일 가능성을 보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내 경우는 어떨까요

표기를 따라가 덜 내고 있을 수도, 과하게 내고 있을 수도, 비음 받침 배분이 틀린 것일 수도, 성대가 받쳐주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앞의 셋은 알면 바로 고쳐지고, 마지막 하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 발음이 어느 쪽인지는 한 번 들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1분 무료진단

내 발음은 혀가 문제일까요, 글자를 믿은 게 문제일까요?

1분이면 됩니다. 몇 가지 질문에 답하시면 지금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 짚어드립니다. 결제도, 파일 업로드도 필요 없습니다.
내 소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1분 무료진단 받아보기 →

김

김설아 스피치 코치 · 이러서라 대표

대구MBC 아나운서 출신.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 석사. 국가공인 언어재활사이자 (사)한국언어재활사협회 정회원입니다. 3,000명 이상을 코칭했고, 저서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경험과 언어병리학을 바탕으로 발음·발성·말막힘을 분석합니다. ‘말 잘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기보다, 사람마다 말이 달라지는 이유를 듣고 어디에서 문제가 시작되는지를 찾는 것에서 코칭을 시작합니다.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다른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