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말하다 숨이 찬다면 10초만 재보세요 못 하는 게 아니라 멈추는 습관일 수 있습니다

“문장 끝까지 가면 숨이 찹니다.”

“말을 길게 못 해서 자꾸 끊어 말해요.”

“호흡 연습을 하는데 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 호흡이 짧다고 느끼는 분들이 하는 말입니다.

“호흡이 짧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수업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스톱워치를 켭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편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아―’ 소리를 한 번에 낼 수 있는 만큼 냅니다. 몇 초였는지 적어두세요. 이게 최대 발성 지속시간입니다.

기준이 있습니다. 10초입니다. 언어병리학에서는 성인이 10초를 넘기지 못하면 호흡 훈련 대상으로 봅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도 10초는 무조건 넘겨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재보면 거의 항상 같은 숫자에서 멈춥니다

오래 수업해온 분과 이걸 재봤습니다. 7초, 8초. 세 번을 해도 8초쯤에서 멈췄습니다. 본인은 “충분히 했다”고 느낍니다. 숨이 다 빠진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10초 기준을 말씀드렸습니다. 언어병리학적으로 10초를 못 넘기면 훈련을 한다고요.

그리고 다시 해보시라고 했습니다. 20초 가까이 나왔습니다.

못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8초에서 멈추는 습관이었습니다.

한 번에 2.5배가 늘 수 있는 건 폐가 커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거기서 멈춰도 된다고 몸이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주어지자 그 기준까지 간 것입니다.

숨은 들이마신 것만 쓰는 게 아닙니다

8초에서 멈추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들이마신 공기만 쓰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 몇 초는 들이마신 숨이 그냥 나옵니다. 편합니다. 그런데 그게 떨어지면 거기서 끝내버립니다. 그 다음부터가 본게임인데요.

그 다음에는 폐의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야 합니다. 소리가 약해지려는 지점에서 “계속 나올 수 있게” 밀어주는 동작이 필요합니다. 이 동작을 안 하면 아무리 크게 들이마셔도 나가는 양은 같습니다.

그래서 호흡 연습이 “많이 들이마시기”가 되면 효과가 없습니다. 늘려야 하는 건 들이마시는 양이 아니라 끝까지 밀어내는 구간입니다.

호흡을 끝까지 쓰는 법 — 복식호흡 + 흉식호흡

목표는 두 단으로 세우세요

STEP 1
스톱워치를 켜고 ‘아―’ 소리를 한 번에 낼 수 있는 만큼 낸다. 세 번 재서 가장 긴 것을 기록한다
STEP 2
1차 목표 — 10초를 무조건 넘긴다
STEP 3
2차 목표 — 안 되더라도 20초까지 가본다
STEP 4
며칠에 한 번 다시 재서 숫자를 적는다. 그래프가 보이면 계속하게 된다

연습할 때도 스톱워치를 켜두세요. 숫자가 없으면 “했다”는 느낌만 남습니다. 그 느낌은 8초에서도 똑같이 옵니다.

그리고 20초가 끝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이 소리를 계속 내면서 오래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테스트하다 보면 30초, 40초, 50초까지도 갑니다. 저도 그냥 하면 20초 정도인데,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으면 훨씬 늘어납니다.

길게 못 가면 나누는 것이 정답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겠습니다. 숨이 길어지는 건 목표지만, 지금 길지 않은데 억지로 길게 가는 건 목표가 아닙니다.

문장을 읽다가 “여기서 버티기 어렵다” 싶은 지점이 오면 거기서 나누세요. 쉬어야 할 자리에서 안 쉬고 밀면 그 뒤가 전부 무너집니다. 발음이 어려운 구간도 마찬가지입니다 — 어려우면 더 짧게 끊으세요.

긴장될 수밖에 없는 구간에서는 나눈다 — 이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숨 길이를 늘리는 연습과, 지금 가진 숨으로 잘 나누는 기술은 따로 쌓습니다.

같은 증상, 다른 원인

“말할 때 숨이 찬다”는 같은 말에 원인이 갈립니다.

① 일찍 멈추는 습관인 경우 — 재보면 7~9초에서 멈춥니다. 기준을 알면 그날 늘어납니다.
② 끝까지 밀어내지 않는 경우 — 들이마신 양만 쓰고 끝냅니다. 밀어내는 구간을 훈련합니다.
③ 공기가 한꺼번에 나가는 경우 — 앞은 크고 뒤가 급히 사라집니다. 양이 아니라 배분 문제입니다.
④ 성대가 제대로 닫히지 않는 경우 — 공기가 새서 소리가 되지 못합니다. 이 경우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①②③은 연습으로 달라지지만 ④는 다릅니다. 10초를 계속 못 넘기거나, 쉰 목소리·목의 통증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숨이 차는 정도가 갑자기 심해졌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성대 상태를 먼저 확인하세요. 구조의 문제가 있으면 호흡 훈련만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진단과 치료는 병원의 일이고, 그 다음에 남는 습관 교정과 음성 재활은 언어재활사의 영역입니다. 순서를 지키는 게 가장 빠릅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친 분의 기록

허밍조차 되지 않던 분이 있었습니다. 소리를 내기 전부터 이미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단어 하나를 말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나기 위한 몸의 준비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힘을 빼는 법, 공기를 흘려보내는 법, 성대가 부딪히지 않게 두는 법이요. 단어 하나도 힘들던 분이 문장을 말하게 되기까지의 기록입니다.

음정·발성에 어려움을 겪던 분의 변화

자주 묻는 질문

Q. 10초를 못 넘기면 문제가 있는 건가요?
한 번 재서 10초가 안 나왔다고 바로 문제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긴장하면 짧아지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여러 번 재도 계속 10초 아래라면 그냥 넘기지 마세요. 호흡 훈련이 필요한 상태일 수도 있고, 성대 쪽을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구분이 필요합니다.

Q. 폐활량을 늘리는 운동을 하면 될까요?
도움이 되지만 직접적이지는 않습니다. 말할 때 쓰는 호흡은 운동할 때 쓰는 호흡과 조절 방식이 다릅니다. 많이 넣는 것보다 천천히 일정하게 내보내는 조절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아무리 해도 말할 때 숨이 차는 분들이 있습니다.

Q. 소리를 크게 내야 길게 갈까요, 작게 내야 길게 갈까요?
작게 내면 당연히 길어지지만, 그건 측정 의미가 없습니다. 평소 말할 때 쓰는 정도의 크기로 재셔야 실제 말하기에 쓸 수 있는 숫자가 나옵니다. 작게 내서 30초를 만드는 건 연습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내 경우는 어떨까요

일찍 멈추는 습관일 수도, 끝까지 밀어내지 않는 것일 수도, 공기 배분이 틀린 것일 수도, 성대 쪽을 봐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앞의 셋은 그날 바로 달라지기도 하고, 마지막 하나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우선 10초만 재보세요. 거기서부터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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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김설아 스피치 코치 · 이러서라 대표

대구MBC 아나운서 출신.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 석사. 국가공인 언어재활사이자 (사)한국언어재활사협회 정회원입니다. 3,000명 이상을 코칭했고, 저서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경험과 언어병리학을 바탕으로 발음·발성·말막힘을 분석합니다. ‘말 잘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기보다, 사람마다 말이 달라지는 이유를 듣고 어디에서 문제가 시작되는지를 찾는 것에서 코칭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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