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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음치료를 종결했는데 아직 말이 어눌하다면 소리는 맞아도 아직 이어 붙이지 못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종결됐다고 하셨어요.”

“단어는 되는데 문장에서는 다시 뭉개져요.”

“무슨 일 있었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 해요.”

— 치료를 마치고 오시는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입니다.

조음치료를 받고 종결 판정을 받은 아이들이 저를 찾아옵니다. 검사에서는 통과했습니다. 목표 음소도 다 산출됩니다. 그런데 부모님 귀에는 아직 말이 어눌하게 들립니다.

대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단어는 되는데 문장에서는 다시 뭉개져요.” 틀린 관찰이 아닙니다. 정확한 관찰입니다.

치료가 끝난 게 맞습니다. 다만 끝난 지점이 어디인지를 보셔야 합니다.

소리를 낼 수 있는 것과 말에 쓸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조음치료는 보통 이 순서로 올라갑니다. 소리 하나 → 음절 → 단어 → 짧은 문장. 종결은 대개 단어나 짧은 문장에서 그 소리가 안정적으로 나올 때 내려집니다.

그런데 실제 대화는 그다음입니다. 긴 문장, 빠른 속도,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기. 거기서는 소리를 내는 능력이 아니라 이어 붙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소리는 맞습니다.
아직 못 잇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결 후에 오시는 아이들에게 새 소리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소리를 끊기지 않게 잇는 연습을 합니다.

아이에게 연결을 설명하는 방법 — 리본

“소리를 이어라”는 말을 아이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래서 눈으로 본 적 있는 물건으로 바꿉니다.

수업에서는 리본을 씁니다. 리본체조에서 흔드는 그 긴 리본이요. “이거 하나로 쭉 이어져 있지? 끊어져 있지 않지? 소리도 다 그래.”

설명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단어를 하다가 소리가 뚝 끊기면 “리본” 한마디만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압니다. 추상적인 지시가 구체적인 그림 하나로 압축됩니다.

말이 안 나오는 이유 —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단어는 묶음으로 고릅니다 — 재미있는 단어를 틀로 씁니다

아이와 하는 조음 연습에서 단어 선택이 절반입니다. 아무 단어나 쓰지 않습니다. 표적 소리만 바뀌고 나머지는 같은 틀을 씁니다.

예를 들어 이런 묶음이 있습니다 — 엉덩이 · 웅덩이 · 구덩이 · 구렁이. 받침 ㅇ 뒤에 오는 자음만 바뀝니다. 같은 자리에 다른 소리를 끼워 넣으니 아이가 차이를 느낍니다.

그리고 엉덩이로 시작합니다. 아이가 웃기 때문입니다. 웃고 들어가면 나머지 셋도 따라옵니다. 재미있는 단어를 틀로 쓰고, 그 틀에 연습할 소리를 넣는 것입니다.

조음만 반복하지 않습니다. “구렁이 알아? 긴 뱀. 엄청 크고 무서운 뱀. 이런 구덩이 안에 사는데” — 뜻과 배경지식을 같이 올립니다. 발음 교정이 아니라 말하기 수업이기 때문입니다.

받침은 따로 내지 말고 아예 없애야 할 때가 있습니다

종결 후 아이들에게 특히 많이 남는 것이 음운 변동입니다. 글자대로 읽으면 틀리는 자리들이요.

‘늦잠’은 [늦짬] 으로 납니다. 받침 ㅈ을 또박또박 내면 오히려 틀립니다. ‘출발할게요’도 [출발할께요] 입니다.

아이에게 규칙 이름을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두 가지를 틀리게 들려주고 그 사이를 가리킵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 중간.” 그러면 맞춥니다.

이 항목들은 보호자께 구체적으로 넘깁니다. “발음 신경 써주세요”가 아니라 “이 단어, 받침을 아예 없애주세요” 처럼요. 집에서 체크할 수 있는 형태여야 실제로 됩니다.

조음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 이야기 만들기

종결 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여기입니다. 소리가 아니라 말입니다.

상황 그림을 하나 보여주고 이렇게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한테 얘기해 줘야 돼. 잘 보고. 딴짓하면 못 봐서 얘기 못 한다.” 보는 태도부터 요구합니다.

그다음 질문을 단계적으로 내립니다.

STEP 1
열린 질문 — “무슨 일이 있었어요?”
STEP 2
막히면 주어를 준다 — “모르겠어? 여자라고 하면 돼”
STEP 3
그래도 막히면 선택 질문으로 — “탔어요, 못 탔어요?”
STEP 4
답이 나오면 문장으로 복원 — “여자는 엘리베이터에 못 탔어요”
STEP 5
사건에서 멈추지 않고 추론으로 — “이 아저씨 착한 사람 같아, 나쁜 사람 같아?”

마지막 단계가 핵심입니다. 사건 서술 → 인물 평가 → “보통 어떻게 해줘야 돼?” → 근거 있는 판단. 발음이 좋아지는 것만으로는 여기까지 못 옵니다.

아이들이 “무슨 일 있었어?”에 대답을 못 하는 건 기억력 문제가 아닙니다. 사건을 문장으로 묶는 연습을 안 해봤기 때문입니다. 그 연습을 할 자리가 조음치료 종결 이후입니다.

“애기 목소리”로 놀림받던 아이의 5주 — 발표 자신감까지

같은 증상, 다른 원인

“종결했는데 아직 어눌하다”는 같은 말에 원인이 갈립니다.

① 소리는 되는데 못 잇는 경우 — 단어는 되고 문장은 안 됩니다. 연결 훈련이 필요합니다.
② 음운 변동이 남은 경우 — 글자대로 읽어서 틀립니다. 변동 규칙을 소리로 익혀야 합니다.
③ 담화가 안 되는 경우 — 발음은 괜찮은데 설명을 못 합니다. 이야기 만들기 훈련입니다.
④ 아직 소리 자체가 불안정한 경우 — 이 경우는 조음 단계를 더 하는 게 맞습니다.

①②③에 조음 반복을 더 해도 거의 안 바뀝니다. 그래서 “치료는 다 했는데 그대로”라는 느낌이 생깁니다. 치료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단계가 다음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종결 판정을 받았는데 또 수업을 받아도 되나요?
종결은 “치료 목표에 도달했다”는 뜻이고, “더 나아질 데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치료의 끝과 말하기의 완성은 다른 지점입니다. 다만 아직 소리 자체가 불안정하다면 조음 단계를 더 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 판단은 한 번 들어보면 금방 갈립니다.

Q. 아이가 수업을 지루해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재미있는 단어를 틀로 쓰고, 그림책과 그림을 씁니다. 그리고 칭찬이 교정보다 먼저 옵니다 — 거의 모든 시도에 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 수업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에게 필요하다면 하고 싶어서 합니다.

Q. 수술 후 조음에도 도움이 될까요?
구개열 수술 후 조음 훈련도 함께 합니다. 수술로 구조가 해결된 다음에 소리를 다시 배우는 구간이 남습니다. 그 구간은 언어재활사의 몫입니다. 진단과 수술 여부는 반드시 병원에서 먼저 확인하세요.

지역은 상관없습니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합니다. 그래서 어디에 사시는지가 조건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도 국내 여러 지역은 물론 해외에 계신 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 수업에서는 보호자가 옆에 계시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숙제 체크 항목을 그 자리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5분, 발음부터 달라지는 연습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어떨까요

소리는 되는데 못 잇는 것일 수도, 음운 변동이 남은 것일 수도, 설명하는 힘이 아직 없는 것일 수도, 아직 조음 단계가 더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네 경우의 다음 단계가 전부 다릅니다. 그리고 넷 다 부모님 귀에는 똑같이 “아직 어눌하다”로 들립니다. 한 번 들어봐야 구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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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김설아 스피치 코치 · 이러서라 대표

대구MBC 아나운서 출신.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 석사. 국가공인 언어재활사이자 (사)한국언어재활사협회 정회원입니다. 3,000명 이상을 코칭했고, 저서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경험과 언어병리학을 바탕으로 발음·발성·말막힘을 분석합니다. ‘말 잘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기보다, 사람마다 말이 달라지는 이유를 듣고 어디에서 문제가 시작되는지를 찾는 것에서 코칭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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