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같은 말인데 자꾸 퉁명스럽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기분 나빠했어요.”

“저는 평범하게 말했는데 화났냐고 합니다.”

“강조하려고 세게 말했더니 짜증내는 줄 알더라고요.”

내 의도와 다른 메시지가, 아주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말투 때문에 오해를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쁜 뜻이 없는데 상대가 불편해합니다. 억울하죠. 그런데 여기엔 꽤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말의 호흡에는 정보가 이미 심겨 있습니다. 기분이 좋은지, 부탁을 하는지, 힘든지 — 듣는 사람은 배운 적이 없어도 그냥 알아차립니다.

학습해서 아는 게 아닙니다. 머릿속에 그렇게 코딩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신호를 잘못 쓰면 내 의도와 다른 메시지가 아주 정확하게 전달됩니다. 가장 흔한 세 가지를 보겠습니다.

하나 — 볼륨을 올리면 짜증으로 들립니다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려고 그 자리에서 소리를 크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볼륨이 갑자기 변하는 건 짜증의 신호입니다.

“왜 그래!” 하고 짜증낼 때를 떠올려 보세요. 음이 아니라 볼륨이 확 튑니다. 그래서 평범한 문장 중간에 볼륨을 올리면 듣는 쪽에서는 “왜 갑자기 화를 내지?” 하고 받습니다.

음도가 변하는 겁니다. 볼륨이 변하면 안 됩니다.

강조는 음의 높낮이로 합니다. 문장 안에서 볼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두고, 표현은 음도로 만듭니다. 음이 올라갈 때는 늘어나듯, 내려갈 때는 잦아들듯 갑니다.

볼륨이 저절로 튀는 분들은 대개 공기를 세게 몰아서 보내고 있습니다. 공기가 세게 부딪히면 그 자리에서 소리가 커집니다. 그래서 하품하듯 목을 열고 공기를 일정하게 보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둘 — 말끝을 비우면 다른 것이 채워집니다

문장 끝에서 힘이 툭 빠지거나 아무 느낌 없이 끝내는 습관이 있습니다. 본인은 “그냥 말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어 있는 끝은 비어 있는 채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듣는 사람은 거기에 무언가를 채워 넣습니다. 대개 퉁명함이나 무관심으로요.

그래서 이렇게 연습합니다. 전달하고 싶은 느낌을 끝까지 가지고 가고, 끝에서 그것을 빼지 않는 것.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라는 한 문장도 끝에 무엇이 남는지에 따라 설명이 되거나 짜증이 됩니다.

셋 — 무표정만으로도 불편함을 줍니다

목소리 얘기만 하다 보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표정입니다.

무표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에게 불편한 감정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웃어주면 그건 “나는 당신에게 호감이 있고, 당신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가 없으면 중립이 아니라 마이너스로 읽힙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목소리 자체도 살짝 웃고 있어야 합니다. “나는 퉁명스럽게 말하는 게 아니고, 나쁜 감정이 있는 게 아니다”라는 뜻을 전하려면 그 정도는 실려 있어야 합니다.

부탁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공손하게, 친절하게, 눈웃음도 조금. 그게 사회적인 얼굴입니다. 무표정으로 “한 번만 도와주라”고 하면 도와줄까 말까입니다.

에너지를 넣으라는 말은 감정을 넣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좀 더 힘 있게 말해보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감정을 넣습니다. 그러면 화나 짜증이 됩니다. 그건 원하는 게 아닙니다.

감정은 빼고,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는 느낌을 넣으세요.

명확함과 날카로움은 다릅니다. 명확한 말은 정확하게 알려주는 태도에서 나오고, 날카로운 말은 감정에서 나옵니다. 같은 문장으로 둘 다 만들 수 있습니다.

앞쪽에서 나는 소리는 신뢰를 깎습니다

하나 더. 목 앞쪽에 힘을 주고 내는 소리는 음이 불안정하게 흔들립니다. 그러면 듣는 쪽에서 “믿을 만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힘을 풀고 뒤쪽 울림으로 전체를 쓰면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들립니다. 내용이 같아도 판단이 달라집니다.

좋은 소리가 나왔을 때 놓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연습하다 좋은 소리가 나오면 오히려 놀라서 거두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신감을 넣었다가 금방 빼버립니다.

낼 수 있는 소리가 있는데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잘 나왔을 때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연습의 목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억양이 센 지역 말투도 오해를 받는데 고쳐야 하나요?
말투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볼륨이 갑자기 튀거나 말끝이 비는 부분입니다. 그 두 가지만 조절하면 같은 말투로도 인상이 달라집니다.

Q. 목소리가 웃는다는 게 어떤 건가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말하면 소리가 달라집니다. 억지로 밝게 만들라는 게 아니라, 문장 끝까지 “적대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남게 하는 정도입니다.

Q. 강조를 음으로 하면 과장돼 보이지 않나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볼륨으로 강조하면 감정으로 읽히고, 음으로 강조하면 정보로 읽힙니다. 뉴스나 안내 방송이 음으로만 강조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1분 무료진단

혼자 연습해도 계속 같은 자리라면,
내 소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1분이면 됩니다. 몇 가지 질문에 답하시면 지금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는지 짚어드립니다. 결제도, 파일 업로드도 필요 없습니다.
내 소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1분 무료진단 받아보기 →

김

김설아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 · 전 대구MBC 아나운서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다른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