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연습해도 안 늘는 것 같다면 비교 대상이 틀렸을 수 있습니다

“몇 달 했는데 그대로인 것 같아요.”

“수업에서는 되는데 혼자 하면 안 됩니다.”

“될 때까지 반복했는데 더 안 좋아졌어요.”

— 연습을 성실하게 하는 분들이 하는 말입니다.

열심히 하는 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안 늘는 것 같다“입니다. 그런데 녹음을 같이 들어보면 달라져 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왜 본인은 못 느낄까요. 비교 대상이 틀려서입니다.

두 가지 ‘안 됨’이 있습니다

수업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까랑 비교하셔야 돼요.“

무슨 뜻이냐면 — 같은 문장을 두 번 읽었을 때 상태가 이렇게 다릅니다.

① 아까는 아예 신경을 안 썼다. 어디서 쉬어야 하는지도, 어디를 울려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않고 읽었습니다.
② 지금은 신경 썼는데 생각보다 안 나왔다. 울리려고 했고, 끊지 않으려고 했고, 그런데 중간에 긴장이 들어왔습니다.

귀에는 둘 다
“안 됐다”로 들립니다.
그런데 ②는 진전입니다.

이 차이를 본인은 잘 못 느낍니다. 결과만 들으니까요. 그래서 수업에서는 코치가 이 차이를 말로 꺼내줍니다. “아까는 아예 안 썼고, 지금은 쓰려다 안 나온 거예요.”

혼자 연습하실 때는 본인이 해야 합니다. 녹음 두 개를 나란히 두고, “내가 그때 뭘 신경 쓰고 있었나”를 같이 기록해두세요. 결과만 비교하면 계속 제자리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안 나오지만 애쓰는 것’입니다

수업에서 제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좋아지는 데 있어서 되게 중요한 포인트가 뭐냐면 — 이 소리를 쓰려고 애쓰는 거예요. 안 나오지만 애쓰는 거.”

“이 소리를 위주로 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 가면 소리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그 생각만 하고 읽어도 울림이 좋아지고 연결이 이어집니다.

물론 중간에 또 긴장으로 갑니다. 힘들다고 느껴지는 지점이 나옵니다. 목소리가 무거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예 신경 안 쓴 것”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판정 기준을 결과에서 의도로 옮겨야 합니다. 오늘 잘 안 나왔어도 “쓰려고 했는가”가 예라면 진전 중입니다.

좋은 발성과 나쁜 발성의 차이

반대로, 될 때까지 반복하면 더 나빠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서가 하나 붙습니다. 애쓰는 것과 억지로 반복하는 것은 다릅니다.

긴장이 이미 들어온 상태에서 “안 되네” 하며 백 번 반복하면, 그 긴장이 백 번 강화됩니다. 수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 “이미 긴장으로 넘어가 버리면 그걸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그것을 더 강화시키는 거예요. 잘못된 것을 강화.“

실제로 연습을 안 해서 나빠지는 경우보다 열심히 해서 더 굳는 경우를 더 자주 봅니다. 지난주까지 좋았던 분이 한 주 연습하고 와서 더 굳어 있는 일이 있습니다. 성실한 분들에게 특히 그렇습니다.

연습량이 아니라
연습할 때의 상태가
결과를 정합니다.

그래서 안 되는 구간을 붙들고 있지 말고, 잘 나왔던 소리로 돌아가서 거기서부터 다시 늘려야 합니다.

가장 빠른 선생님은 내 성공 녹음입니다

코치 목소리를 따라 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수업이나 연습을 녹음해두고, 소리가 잘 나왔던 구간만 찾아서 그 부분을 다시 들으세요. 코치 목소리가 아니라 본인 목소리로요. 그 구간만 편집해서 가지고 다니시면 더 좋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내 목소리는 내가 더 잘 기억합니다. 코치의 시범은 모방해야 하지만, 내가 냈던 소리는 몸에 감각이 남아 있어서 되찾는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기준이 되는 음 하나만 따로 녹음해 “톤 잡기” 처럼 이름을 붙여두는 방법도 씁니다. 기억에 두지 말고 파일로 만들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혼자 연습할 때의 순서 — 다섯 단계

STEP 1
원래 습관으로 가고 싶을 때, 느리고 길게 한 번 풀어서 소리를 다시 넣는다
STEP 2
“이 소리 맞지?” 하고 스스로 확인한다
STEP 3
“쫄지 말고” 하고 자기한테 한마디 한다 — 긴장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푼다
STEP 4
그 상태로 연결한다
STEP 5
잘 되면 속도를 붙인다. 무너지면 1번으로 돌아간다

세 번째를 빼지 마세요. 이상하게 들리지만 긴장은 들어온 다음에 빼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들어오기 전에 한마디 거는 편이 효율이 좋습니다.

그리고 왔다갔다 하는 건 당연합니다. 목표는 안 흔들리는 게 아니라 흔들렸을 때 빠져나오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이 다섯 단계가 그 길입니다.

고칠 수 있는 것을 일부러 안 고치기도 합니다

수업에서 제가 끊어진 부분을 그냥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천천히 하면 다 이을 수 있는 자리였는데요.

이유를 그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지금 넘어가는 이유는 — 내가 발성 유지해서 계속 소리를 내겠다는 그 의지가 훨씬 더 중요해서 그렇거든요.”

한 회차에 고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적이 많아지면 어느 순간 전부 원래 습관으로 통째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지금 지켜야 할 것 하나를 정하고 나머지는 눈감습니다.

혼자 연습하실 때도 같습니다. 한 번에 하나만. 숙제를 드릴 때 “다음 주까지 이것 하나만”으로 좁히는 이유입니다. 하나가 몸에 붙으면 다음 것은 훨씬 빠릅니다.

같은 증상, 다른 원인

“연습해도 안 늘는다”는 같은 말에 원인이 갈립니다.

① 실제로는 늘었는데 못 느끼는 경우 — 비교 대상이 결과에만 있습니다. 가장 흔합니다.
② 긴장 상태로 반복해서 굳은 경우 — 열심히 한 분들에게 생깁니다.
③ 한 번에 여러 개를 챙기다 과부하가 온 경우 — 전부 원래 습관으로 돌아갑니다.
④ 방향 자체가 안 맞는 경우 — 할수록 목이 힘들어집니다. 이건 멈추고 다시 봐야 합니다.

①②③은 연습 방식의 문제이고 ④는 방향의 문제입니다. 넷 다 “안 늘었다”로 느껴지기 때문에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④를 ①로 착각해서 더 열심히 하는 경우가 위험합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친 분의 기록

목소리가 작아 대화조차 조심스러웠던 분이 있었습니다. 생각은 또렷한데 말이 시작되는 순간 성대가 흔들리고, 받침에서 소리가 끊어졌습니다.

크게 말하려고 목에 힘을 주면 오히려 더 작고 갈라집니다. 발음 문제가 아니라 소리를 유지하는 힘의 문제였습니다. 하품 발성으로 받침을 익히고, 성대 진동을 끊지 않고 잇는 훈련을 했습니다.

6회차를 지나 변화가 왔습니다. “예전엔 말하면 힘들었는데 지금은 소리가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창피했던 목소리가 무기가 되기까지 — 10주의 기록

자주 묻는 질문

Q. 몇 달 했는데 정말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몇 달 전 녹음과 나란히 들어보세요. 매일 들으면 변화가 안 보입니다. 그리고 목표를 “전체가 잘 되기”에서 “잘 나오는 구간을 1초 늘리기”로 바꿔보세요. 전자는 측정이 안 되고 후자는 됩니다.

Q. 되기 시작했는데 말이 느려졌습니다.
정상적인 중간 단계입니다. 교정은 안 됨 → 되지만 과함(느려짐) → 자연스러움 순서로 갑니다. 두 번째에서 멈추면 “정확하지만 느린 말”이 됩니다. 되기 시작했다면 애쓰는 힘을 절반만 빼보세요. 과하게 만들던 동작을 “살짝 올려서 연다” 정도로 줄이면 속도가 돌아옵니다.

Q. 연습이 끝나면 금방 돌아갑니다.
돌아갑니다. 연습이 끝나고 한 시간이면 예전 소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연휴를 지나면 거의 모든 분이 돌아옵니다. 그러니 “유지”를 주 단위로 생각하지 마시고 시간 단위로 보세요. 아침에 한 번 풀고, 쓰다가 잊으면 또 풀고 — 이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쓰는 것이 유지입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아예 안 쓰게 됩니다.

그렇다면 내 경우는 어떨까요

늘었는데 못 느끼는 것일 수도, 긴장 상태로 반복해 굳은 것일 수도, 한꺼번에 여러 개를 챙기다 과부하가 온 것일 수도, 방향 자체가 안 맞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앞의 셋은 연습 방식을 바꾸면 되고, 마지막 하나는 멈추는 게 맞습니다. 내가 어느 쪽인지는 한 번 들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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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김설아 스피치 코치 · 이러서라 대표

대구MBC 아나운서 출신.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 석사. 국가공인 언어재활사이자 (사)한국언어재활사협회 정회원입니다. 3,000명 이상을 코칭했고, 저서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경험과 언어병리학을 바탕으로 발음·발성·말막힘을 분석합니다. ‘말 잘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기보다, 사람마다 말이 달라지는 이유를 듣고 어디에서 문제가 시작되는지를 찾는 것에서 코칭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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