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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발음에서 ‘쉬’ 소리가 샌다면 더 정확히 내라고 하지 말고 ‘안 들리게’ 해보세요

“ㅅ 소리에서 바람이 새요.”

“또박또박 하라고 할수록 더 이상해집니다.”

“혀가 짧은 건 아닌지 걱정돼요.”

— 아이 발음을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하는 말입니다.

아이 ㅅ 발음에서 바람 소리가 샌다는 걱정을 자주 듣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이렇게 합니다. “더 정확하게 해봐.” “또박또박.”

그런데 그럴수록 바람 소리가 더 커집니다.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자음은 ‘점’이어야 합니다

한 음절을 보면 앞쪽이 자음 구간, 뒤쪽이 모음 구간입니다. 발음이 샌다는 건 이 자음 구간이 길다는 뜻입니다.

‘사’를 낼 때 ㅅ이 길게 이어지면 그 구간이 전부 바람 소리로 들립니다. 짧게 끊고 모음으로 넘어가야 또렷합니다. 자음은 점 하나입니다.

조금이라도 길게 들리면
발음이 뭉쳐집니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라고 하면 아이는 그 구간을 더 길게, 더 세게 냅니다. 바람 소리가 커지는 게 당연합니다.

아이에게는 “안 들리게”로 바꿉니다

“자음 구간을 짧게 하라”는 아이가 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스읍’ 소리 안 들리게. 선생님한테 들리면 안 돼. 알았지?”

지시가 규칙 있는 놀이로 바뀝니다. 아이는 “안 들키기”를 하면 되고, 그러려면 자연스럽게 짧게 끊게 됩니다.

덧붙이는 말도 중요합니다. “얘가 이거 하나도 안 중요해.” 아이가 ㅅ을 열심히 내려고 애쓰는 상태를 먼저 풀어줍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해야 힘이 빠집니다.

집에서도 똑같이 쓰실 수 있습니다. “틀렸어, 다시” 대신 “어? 바람 소리 들렸다. 한 번 더 숨겨볼까?” 로요.

하루 5분, 발음부터 달라지는 연습

혀가 짧아서가 아닙니다

ㅅ이 샐 때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게 혀 구조입니다. 그런데 대개는 아닙니다.

혀가 길거나 두껍거나와는 상관없습니다. 그 자리에 힘을 주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힘을 빼면 달라집니다.

th처럼 들린다면 혀가 앞으로 나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혀를 뒤로 당겨”라고 하면 아이는 못 합니다. 대신 입을 크게 벌리게 하세요. 구조상 입이 벌어질수록 혀는 저절로 뒤로 들어갑니다.

문제는 입을 벌리면서 혀를 같이 내미는 경우입니다. “벌릴수록 뒤로 간다” 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혀가 치아 밖으로 나올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설소대가 짧은 경우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진료로 확인하실 일입니다. 다만 구조가 괜찮다고 들었는데도 계속 샌다면, 원인은 힘 쪽입니다.

받침도 같습니다 — 제자리에 두지 않습니다

받침 발음도 같은 원리입니다. 받침을 그 자리에 세워두면 거기서 소리가 멈추고 힘이 들어갑니다. 다음 칸의 첫소리로 넘겨야 합니다.

아이에게 설명할 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발로’를 연습한다면 — “‘발’은 어딨어?” 하고 묻습니다. 아이가 자기 발을 봅니다. “그게 발이지? 그럼 말에서는 그 ‘발’을 없애고 ‘바-로’로 가자.”

동음이의어를 써서 몸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규칙이 눈에 보이는 것 하나로 바뀝니다.

연습 단어는 묶음으로, 뜻과 함께

같은 소리를 연습한다고 아무 단어나 쓰지 않습니다. 표적 소리를 만족하면서 아이가 모를 만한 단어를 섞습니다.

ㄴ 받침을 연습한다면 — 눈·신·간·단·만·반·산·선·손·돈·콘 같은 묶음입니다. 그리고 매번 뜻을 붙입니다. “이건 ‘반’이야. 동그란 거 딱 요만큼 있는 거.”

같은 시간에 조음과 어휘가 함께 올라갑니다. 아는 단어만 반복하면 금방 지루해하는데, 새 단어가 나오면 집중합니다.

그리고 아이 답을 농담으로 받아주세요. “사탕 좋아해?” — “별로요.” — “다행이다.” 이러면 연습이 대화가 됩니다.

집에서 하는 확인 — 네 단계

STEP 1
‘사·산·선·손’ 같은 단어를 아이가 평소대로 말하는 걸 녹음한다
STEP 2
“그 바람 소리 안 들리게 숨겨볼까?” 하고 다시 말하게 한다
STEP 3
두 녹음을 같이 듣고 아이에게 물어본다 — “어느 게 더 잘 들려?”
STEP 4
잘 된 쪽을 다섯 번만 반복하고 끝낸다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판정을 아이에게 넘기세요. “맞았니?”가 아니라 “어느 게 더 잘 들려?” 입니다. 그러면 평가받는 게 아니라 문제를 푸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한 번에 하나만 하세요. 여러 소리를 동시에 챙기면 아이도 부모도 지칩니다. 하나가 몸에 붙으면 다음 것은 훨씬 빠릅니다.

같은 증상, 다른 원인

“아이 ㅅ 발음이 샌다”는 같은 말에 원인이 갈립니다.

① 자음 구간이 긴 경우 — 또박또박 하려다 더 샙니다. “안 들리게”로 바뀝니다.
② 그 자리에 힘을 주는 경우 — 열심히 할수록 심해집니다.
③ 혀가 앞으로 나오는 경우 — th처럼 들립니다. 입을 벌리면 저절로 들어갑니다.
④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 설소대 등. 진료로 확인합니다.

①②③은 쓰는 방식이고 ④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그리고 아동의 유창성 문제(말더듬)는 시기가 중요하니, 반복·연장·막힘이 분명하다면 기다리지 말고 정식 평가를 받으세요.

비슷한 과정을 거친 아이의 기록

목소리 때문에 놀림을 받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톤이 너무 높아 또래보다 어리게 들렸고, 발표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품 발성과 끊어 읽기로 톤을 내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5주 뒤에 발표 자신감까지 달라졌습니다. 톤이 높아진 이유부터 찾아서 거기를 손봤기 때문입니다.

“애기 목소리”로 놀림받던 아이의 5주

자주 묻는 질문

Q. “안 들리게”라고 하면 발음을 아예 안 하게 되지 않을까요?
자음을 없애라는 게 아니라 짧게 하라는 뜻입니다. 아이가 너무 줄여서 소리가 사라지면 “어? 이번엔 하나도 안 들렸다” 하고 알려주시면 됩니다. 아이들은 금방 가운데를 찾습니다. 대개는 너무 많이 내는 쪽이 문제이지 모자란 쪽이 아닙니다.

Q. 아이가 연습을 싫어합니다.
지시를 놀이 규칙으로 바꿔보세요. “안 들키기”, “누가 더 잘 숨기나” 처럼요. 그리고 칭찬이 교정보다 먼저 옵니다. 매 시도마다요. 솔직히 아이 수업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에게 필요하다면 하고 싶어서 합니다.

Q. 발음이 좋아지면 말도 늘까요?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소리가 되면 그다음은 문장으로 대답하기가 남습니다. “무슨 일 있었어?”에 대답을 못 하는 건 발음 문제가 아니라 사건을 문장으로 묶어본 적이 적어서입니다. 단계가 다릅니다.

지역은 상관없습니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합니다. 지금도 국내 여러 지역은 물론 해외에 계신 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 수업에서는 보호자가 옆에 계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날 넘길 약속 하나를 그 자리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어떨까요

자음 구간이 긴 것일 수도, 힘을 주고 있는 것일 수도, 혀가 앞으로 나오는 것일 수도, 진료가 먼저인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앞의 셋은 방식이고 마지막 하나는 순서가 다릅니다. 그리고 “더 정확하게”가 답인 경우는 드뭅니다. 한 번 들어봐야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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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김설아 스피치 코치 · 이러서라 대표

대구MBC 아나운서 출신. 연세대학교 대학원 언어병리학 석사. 국가공인 언어재활사이자 (사)한국언어재활사협회 정회원입니다. 3,000명 이상을 코칭했고, 저서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경험과 언어병리학을 바탕으로 발음·발성·말막힘을 분석합니다. ‘말 잘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치기보다, 사람마다 말이 달라지는 이유를 듣고 어디에서 문제가 시작되는지를 찾는 것에서 코칭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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