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건 왜 그렇게 자신이 없을까요?
다 외웠는데 막상 말하려니 생각이 안 나요.
설명을 길게 했는데 상대가 못 알아들어요.
— 수업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왜 열심히 설명할수록 더 안 통할까요?
발표든 소개든, 아는 것을 빠짐없이 다 쏟아내면 상대가 잘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입니다. 정보를 많이 넣을수록 상대의 머릿속은 오히려 하얘집니다. 처음 듣는 사람은 ‘이게 대체 무슨 얘기지?’ 하고 길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발음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낯선 개념을 꺼내자마자 세부 정보부터 늘어놓으면, 듣는 사람은 큰 그림을 잡을 틈이 없습니다. 큰 개념을 먼저 잡아 주고, 그 안으로 한 단계씩 좁혀 들어가야 이야기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추상적인 단어를 ‘그림’으로 바꾸세요
‘자유도가 높습니다’ 같은 말은 한국 사람이 들어도 상상이 안 됩니다. 같은 뜻을 백지 상태라고 바꾸면, 듣는 순간 ‘아무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만 말하지 말고 ‘서울보다 크다’처럼 이미 아는 것에 빗대 주면 바로 감이 옵니다.
조사 하나에 의미가 걸려 있습니다
‘무엇이 상상하든’과 ‘무엇을 상상하든’은 조사 하나 차이지만 의미가 어긋나 버립니다. 장소를 가리킬 때도 ‘그것이’가 아니라 ‘그곳이’, ‘그곳에’여야 합니다. 발음이 좋아도 조사가 흔들리면 문장 전체가 어색해집니다.
외울 때는 100%를 먼저
- 1먼저 완벽하게, 100% 똑같이 외웁니다.
- 2입에 붙을 때까지 소리 내어 반복합니다.
- 3그 다음에 상황에 맞게 변형을 줍니다.
그리고, 신뢰는 목소리에서 나옵니다
말은 최대한 쉽게, 상대가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합니다. 대신 신뢰는 내용이 아니라 목소리에서 찾아 줍니다. 발성으로 안정감을 실어 주면, 같은 말도 더 빠르게 이해되고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말은 쉽게, 신뢰는 목소리로.
이러서라(ERUSEORA) 대표. 언어재활사(언어병리학 석사)·전 대구MBC 아나운서. 발음·발성·비유창성을 임상적으로 교정하며, 아이돌·성우·배우들이 찾는 스피치 코치로 3,000명 이상을 코칭했습니다. 저서 『하루 10분, 말막힘이 사라지는 이러서라의 발성 루틴』 『배우들이 배우는 시크릿 발음 비법서』.